잠긴 5층 기숙사실
상카치 · 2026년 8월 22일 · 조회 28저희 기숙사 4, 5층엔 층장이 존재했습니다. 층장들은 자습 시간이 시작되면 각 층에 남은 인원을 체크해 내보내고 마지막으로 나오면서 문을 닫고 3층 자습실로 내려오는 게 루틴이었죠.
여느 때와 같던 어느 날 피로감이 몰려와 이번 자습 시간은 몰래 5층에 남아 쉬고 싶어졌습니다. 그리하여 평소 친했던 5층 층장에게 부탁해 몰래 저만 5층에 두고 문을 잠근 상태로 내려가 달라고 했었죠. 문제는 그때부터였습니다. 방에 들어가 조용히 잠을 청한 지 삼십 분쯤 됐을 때였을까요? 복도에서 샤워바구니를 들고 우당탕탕 뛰어가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게 됐습니다. 층장의 확인으로는 분명 5층에 남은 인원은 저뿐이었는데 말이죠.
저는 저를 제외한 다른 1, 2학년생이 층장을 속이고 5층에 남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 용감하면서도 괘씸한 녀석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어져 조심히 긴 복도를 지나 샤워장으로 향했습니다. 샤워장은 옷 갈아입는 장소와 샤워실 두 곳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문을 하나 열고 들어가니 샤워실 안에서 물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렇게 중문에 다가가 마지막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그때 저는 크게 당황했습니다. 샤워실엔 아무도 없었거든요.
사람 없는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가만히 둘 수 없었던 저는 의아한 상태로 수도를 잠그고 샤워실을 나와 중문을 다시 닫았습니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또다시 아까 들렸던 샤워기 소리와 처음 들었던 샤워바구니를 질질 끄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 긴 복도를 다시 달리고 달려 방으로 돌아왔더랬죠. 그렇게 3층 자습실에 있는 층장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내려가고 싶다며 여기서 꺼내달라고 했고 결국 탈출하게 됐습니다.
추후 3층 사감실에서 몰래 5층 CCTV를 확인해보니 놀란 표정으로 샤워실로 향하는 저의 모습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결국 그 존재를 본 적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 잠긴 5층에 있던 건 과연 뭐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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