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복도 사용 금지
호두과자 · 2026년 9월 24일 · 조회 2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에는 특이하게도 선생님들이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복도에서 공부하는 걸 금지했어. 처음에는 밤 복도는 추우니까 감기라도 걸릴까 봐 들어가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그 이상이더라. 하루는 너무 졸려서 의자를 들고 복도에서 공부하고 있었어. 춥긴 해도 담요를 두르면 적당했고 주변도 백색 소음처럼 조용해서 집중이 잘 되었거든. 그런데 저 멀리서 나를 본 감독 선생님이 당장 책 들고 교실 안으로 들어가라고 혼을 내는 거야. 솔직히 이해가 안 됐지만 괜히 벌점 받기는 싫어서 들어갔지. 그런데 다시 공부하려고 보니 복도에 화이트를 두고 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 오타를 볼펜으로 긋고 다음 날 다시 와서 화이트로 수정하면 되겠지만 사소한 곳에 신경 쓰이면 거기로 생각이 집중되잖아? 다행히 감독 선생님은 교무실로 들어가셨고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어. 화이트를 찾으러 다시 갔지. 화이트는 창문 앞 대리석 공간에 그대로 있었어. 그런데 무심결에 밖을 보니 누가 학교 연못 다리 한가운데에 서 있더라. 처음에는 공부하다가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온 학생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이상했어. 바람을 쐰다면 보통 운동장을 걷지 연못 다리 위에 갈 이유는 없잖아. 게다가 한밤중에 연못에 뭐가 보일 리도 없고. 그래서 나는 그날 이후 졸업하기 전까지 복도에서 공부하지 않았어. 복도에서 공부하다가 연못을 바라보던 무언가와 눈이 마주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