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지지 않은 마이크에서
똥지린 · 2026년 8월 30일 · 조회 5여름방학을 일주일 앞둔 7월의 금요일 밤 10시. 야간 자율학습 종료 종소리가 꺼지자 세원고등학교 본관은 순식간에 차가운 정적에 잠겼다. 3학년 방송부원 한 명은 서둘러 장비를 정리하고 있었다. 같이 마감 청소를 해야 할 후배는 진작 도망친 뒤였다.
"아, 진짜 혼자 다 하게 만드네..."
투덜거리며 오디오 믹서의 전원을 끄려던 방송부원의 손길이 멈칫했다.
틱, 틱, 틱... 벽시계가 10시 10분을 가리킨 순간, 꺼져 있어야 할 3번 채널의 음량 메터 바늘이 불규칙하게 튀어 올랐다. 3번은 선을 뽑아둔 '옥상 스피커' 채널이었다. 홀린 듯 3번 슬라이더를 올리자, 젖은 옷을 끌어당기는 듯한 마찰음과 함께 정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아. 방송부에서 안내 말씀드립니다." 기계처럼 일정한 톤, 숨소리조차 없는 소름 끼치는 목소리였다. "오늘 밤 방송실에 혼자 남아있는 학생은 즉시..." 방송이 뚝 끊기더니, 스피커 너머로 헐떡이는 숨소리가 들렸다. "문 열어." 방송부원은 비명을 지르며 코드를 뽑아버렸다. 암흑이 찾아온 순간, 녹음실과 조종실을 가르는 두꺼운 유리창 건너편에서 탁, 탁 소리가 났다. 어둠 속, 하얀 교복을 입은 형체가 유리창에 이마를 박고 있었다. 고개를 기묘하게 꺾은 그것은 방송부원을 노려보며 천천히 입모양을 뻥끗거렸다. 스피커는 꺼져 있었지만 귓가에 소리가 똑똑히 박혔다. '다음 주 마감 청소도, 네가 해.' 방송부원은 미친 듯이 방송실을 뛰쳐나갔다. 다음 날 아침, 믹서 콘솔 3번 채널 위에는 검붉은 물자국이 눅눅하게 남아있었다. 그날 이후 괴담 속 철칙이 생겼다. "밤 10시 10분, 3번 채널 바늘이 움직이면 절대로 올리지 말 것."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