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실 맨 앞자리
슬픈직장인 · 2026년 8월 29일 · 조회 14고3 여름. 공부를 하러 일요일 아침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수위 아저씨가 교실 열쇠를 건네며 내가 1등이라고 하셨다. 즉 학교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한창 살이 많이 쪘던 터라 운동 삼아 각 층 복도를 한 바퀴씩 걸어 교실로 가는 습관이 있었다. 그날도 복도를 걷다가 컴퓨터실 앞을 빠르게 지나치는 순간 불 꺼진 컴퓨터실 맨 앞줄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앞문 유리창으로 안을 들여다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헛것을 봤나 싶어 다시 걸음을 옮겼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쎄했다. 결국 돌아가 뒷문 유리창으로 다시 들여다봤다. 이번에는 분명히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질끈 묶은 긴 머리. 쨍한 보라색 교복이 아닌 거의 검은색으로 보이는 옷. 게다가 한여름인데도 하복이 아니라 동복이었다. 나는 최대한 천천히 컴퓨터실을 지나 계단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계단에 도착하자마자 전속력으로 뛰어 정문까지 달려갔다. 그런데 당시에는 귀신보다 수능이 더 무서웠다.
결국 다시 교실로 돌아가서 공부를 했다.
며칠 뒤 운동장에서 신부님을 만나 그 이야기를 했다. “신부님, 저 학교에서 귀신 봤어요!” 그러자 신부님이 바로 대답했다. “컴퓨터실?”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인상착의를 묻자 신부님은 이렇게 말했다. “검은색 옷 입고 있는 여학생이잖아. 너처럼 머리 묶고.” 그제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신부님에게 신앙의 힘으로 귀신을 퇴치해달라고 매달렸다. 그러자 신부님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미안하다…… 나도 귀신은 무서워…….” 그게 끝이었다.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