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가위
군체 · 2026년 9월 16일 · 조회 10한 20년 전 내가 금성고 기숙사 다니던 시절 이야기야. 우리 기숙사 3층에 309호가 있었거든? 거기는 이상하게 배정받은 애들마다 일주일을 못 버티고 쌤들한테 제발 방 좀 바꿔달라고 하면서 나오던 방이었어.
이유가 전부 똑같았거든. 그 방에서 자면 무조건 가위에 눌린다는 거야.
나도 처음에 소문 들었을 땐 애들이 단체로 예민해서 환각을 보나 보다 했지… 근데 내가 직접 그 방에서 살아보니까 그 생각이 싹 사라졌어.
밤 2시 15분이 딱 되는 순간 거짓말처럼 손가락 하나 안 움직이고 몸 전체가 돌처럼 굳어버리더라고. 눈만 겨우 움직이는데 천장 구석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
스스스... 툭, 툭.
무언가 천장에 거꾸로 붙어서 내 침대 쪽으로 기어오는 소리였어. 겨우 시선을 위로 올렸는데...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어떤 여자 형상이 내 얼굴 바로 10cm 위까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더라고.
볼 끝에 닿는 차가운 머리카락 감촉과 코끝을 찔러오는 비린내 나는 숨결에 소름이 돋았는데 몸이 전혀 안 움직였어. 형상은 내 귓가에 입술을 바짝 가져대더니 낮게 긁히는 소리로 속삭이더라.
“죽어”라는 말만 계속 반복했어.
말이 끝나자마자 무거운 덩치가 내 가슴 위를 짓눌렀어. 숨이 턱 막혀서 비명도 안 나오고 가위가 풀릴 때까지 그 무게를 버텨야 했지.
더 무서운 게 뭔지 알아? 그 방을 거쳐 간 애들, 그리고 나까지 포함해서... 지금도 혼자 자려고 누우면 밤마다 누군가 내 가슴 위에 올라타 앉는 기분이 들어. 그 방을 나온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말이야.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