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인간의 모습을 한 돼지.
발톱 · 2026년 9월 2일 · 조회 20송산고등학교의 새벽 4시. 도서관에 두고 온 아이패드를 가지러 이른 시간부터 학교를 찾았다. 도서관 건물로 올라가 잠겨 있는 문의 키패드를 누르고 도서관에 들어갔다. 너무 어두워 불을 켜려 했지만 버튼을 눌러도 불은 켜지지 않았다. 휴대폰의 플래시로 간신히 아이패드를 발견해 나가려던 그때. 위층에 있는 급식실에서 묵직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순간 무서웠지만 경비 아저씨일 것으로 생각하고 1층으로 내려가 문을 열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그 순간 급식실 쪽에서 알 수 없는 굉음이 퍼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낼 수 없는 완전한 짐승의 울음소리였다. 나는 곧장 1층 화장실로 숨었다. 왜냐면 그 묵직한 발자국 소리가 급식실로부터 빠르게 나에게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발자국 소리는 내가 숨어 있는 화장실 변기 칸 앞에서 멈추었다. 가쁜 숨소리를 내며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나는 너무 무서워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일어나 보니 시간은 새벽 6시 30분이었다. 밖에도 그 알 수 없는 생명체는 없는 듯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화장실 문 밖으로 나갔다. 해는 이미 떠 있었고 운동장에는 일찍 출근하신 선생님들이보였다. 나는 안심하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시원한 새벽 공기를 마시니 정신이 들며 '아까는 내가 피곤해서 잠시 환청이 들었나 보다.'라고 생각하였다. 우리 급식실 건물 뒤편엔 작은 산 같은 언덕이 있는데. 그쪽에 피어 있는 꽃을 보는 걸 정말 좋아한다. 나는 오늘도 그 꽃을 보려고 건물 뒤편으로 향했다. 그리고 천천히 꽃이 있는 그 언덕을 올려다보았다. ... 돼지가 있었다. 그것도 사람처럼 두 발로 서 있는 돼지가. 그 돼지는 날 내려다보며 한참을 있다가 입이 찢어질 듯 웃으며 고개를 천천히 꺾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정문으로 도망쳤다. 그 인간 돼지는 사람처럼 두 발로 뛰며 나를 쫓아왔다. 빨간 땀을 흘리며. 드디어 정문이 코앞에 다가온 순간. 나는 깨어났다. 새벽 4시 급식실에서 나혼자.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