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보셈
보보 · 2026년 9월 16일 · 조회 10작년 2학기 중간고사 때 야자실에서 직접 겪은 일이야.
에어팟 노캔 키고 한창 필기 중이었는데, 노캔의 정적을 뚫고 내 바로 뒷자리에서 펜슬로 태블릿 액정을 연타하는 '탁, 탁, 탁' 소리가 들렸어. 분명 아무도 안 앉는 빈자리였는데 말이지.
잘못 들었나 싶어 넘기려는데, 이번엔 내 귓가 바로 옆에서 태블릿 화면을 넘기는 마찰음이 났어. 소름이 돋아 에어팟을 벗는 순간 야자실 와이파이가 끊기며 내 태블릿 화면이 꺼졌지.
그리고 꺼진 검은 액정에 반사되어 보였어. 내 어깨 뒤에 밀착해서 손으로 내 태블릿을 쓸어내리고 있는 어떤 애의 형체가.
그 형체의 얼굴은 전압이 내려간 모니터처럼 픽셀 단위로 지직거리며 뭉개져 있었고, 이목구비가 있어야 할 자리에 검은 전자 노이즈가 튀고 있었어. 고개는 아래를 향해 기괴하게 꺾여 있었고, 액정에 비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더라고.
태블릿을 감싸 쥔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액정 안쪽에서 푸른 스파크가 팍, 팍 터져 나왔지. 입술을 덜덜 떨며 소리 없이 입모양을 뻐끔거리는데, 차가운 입김이 목덜미에 닿는 게 느껴졌어.
태블릿 스피커에서 지직거리는 기계음이 귓가에 꽂혔지.
"...이거 3번 아닌데. 4번이라고... 너도 틀리고 싶어...?"
내가 비명을 지르며 패드를 밀쳐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굿노트에 '4번'이라는 글자가 주황색 펜으로 덧칠해져 있더라.
나중에 들으니 그 자리에 관한 이상한 소문이 있대. 지금도 야자실에서 노캔 함부로 켜지 마라. 네 어깨 뒤에서 누군가 네 답안지를 채점하고 있을지 모르니까.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