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 화장실의 시계 소리
덕대시조새 · 2026년 8월 27일 · 조회 13오래전의 일입니다. 여느 날처럼 야작하던 저녁 화장실에 갔습니다. 손을 씻던 중 어디선가 “똑딱, 똑딱” 하는 시계 초침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를 향해 고개를 들어보니 세면대 위쪽 천장 모서리에서 들리고 있었습니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도 아니고 정확하게 시계 초침 소리가 똑, 딱 하며 움직이는 날카로운 소리였습니다.
과실로 돌아와서 동기들에게 말하니 동기들도 들었다고 했습니다. 모두 자신이 환청을 들은 줄 알았다고 해요.
무서웠던 저희는 천장 모서리에서 시계 초침 소리가 왜 나는지 나름 논리적으로 추측해보려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배관 같은 게 낡아서 나는 소리 아니냐. 그럼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나다가 갑자기 저런 소리가 나는 건 뭐냐. 이따가 소리가 또 나는지 들어보러 가자. 그렇게 이야기가 오가던 중이었습니다.
한 동기가 에타의 예대 게시판에 비슷한 글이 없는지 찾으러 들어갔다가 불과 몇 분 전에 적힌 이런 글을 발견했습니다. “#동 *층 화장실에서 시계 소리 나요.” 저희 동기들이 적은 건 아니었으니 아마 옆 과실의 타과생 중 한 분이셨을 것 같습니다. 무서운 건 게시글이 아닌 첫 번째로 달린 댓글이었습니다. 게시글을 발견한 동기가 댓글을 소리 내서 읽어주었습니다. “귀신이 제일 잘 따라 하는 소리가 시계 소리라던데..”
듣자마자 저희는 무섭다며 혼비백산했지만 당장 내일 제출할 과제가 더 무서웠어요... 시계 소리에 대한 것도 어느새 잊고 작업하던 저는 무의식중에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2~3시간 정도 뒤였던 것 같아요. ‘맞다, 시계 소리.’ 문제의 그 모서리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들었지만 시계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그 화장실에서는 다시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어요.
정말 귀신이 낸 소리였을까요... 아직 에타에 그 글이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몇 년 전 저와 제 동기들이 직접 겪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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