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가을
디마인 · 2026년 9월 17일 · 조회 162015년 가을, 기말 연극 <레미제라블> 무대 제작으로 며칠째 새벽까지 톱질과 피스 작업을 하느라 녹초가 된 목요일 밤이었다. 금공강이라 다들 본가로 가고, 혼자 남은 나는 기숙사 4층 2인실로 돌아와 시원한 벽에 얼굴을 대고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등 뒤로 섬뜩한 냉기가 느껴져 눈을 떴다. 닫힌 커튼과 잠긴 문, 머리맡에 놓인 핸드폰… 불을 켤 요소가 없는데도 바라보던 벽면 전체가 컴퓨터 블루스크린처럼 차갑고 푸른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공포에 질려 5분간 숨을 죽이고 있는데 정체 모를 소리까지 들려왔다.
버티지 못하고 방을 튀어나와 복도 끝 다른 과 친구의 문을 쾅쾅 두드렸다. 밤새 롤을 하고 있던 친구가 나왔고, 나는 덜덜 떨며 상황을 설명했다. 함께 내 방에 가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친구는 피곤해서 꿈을 꾼 거라며 달래줬다. 도저히 혼자 잘 수 없어 이불을 챙겨 그 친구의 3인실 방으로 건너갔다. 불을 끄고 취업 이야기와 잡담을 나누다 함께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친구가 없어 카톡을 보냈다.
"어디야? 화장실?"
곧이어 날아온 답장에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나 어제 친구들이랑 서울 왔는데 뭔 소리임?"
친구는 어젯밤 서울에서 술을 마시며 찍은 사진들을 보내왔다. 타임스탬프 속 친구는 분명 서울에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새벽에 두드린 문 뒤에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밤을 보낸 그 존재는 대체 누구였을까. 나는 어젯밤, 주인 없는 빈 방의 문을 스스로 열고 들어가 홀로 이불을 덮고 잠들었던 것이다.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