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검은 형체
공포의쓴맛 · 2026년 8월 23일 · 조회 10예전에 있던 일입니다.
저는 평범하게 공부 스트레스로 점점 미쳐 가는 고3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왜인지 모르게 그날따라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보고 싶더라고요. 저는 친구 한 명을 꼬드겨 학생과 선생님들이 급식실로 내려가는 점심시간에 옥상으로 향했습니다.
솔직히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옥상은 다 잠겨 있잖아요. 친구도 별 기대는 안 하는 눈치였어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고리를 잡고 돌렸습니다. 그런데 어라? 문이 너무나 쉽게 열리는 겁니다.
저와 친구는 바로 옥상에 경비 아저씨가 없는지 살짝 둘러봤습니다. 다행히 없더라고요. 저희는 옥상문을 지나 넓게 트인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점심시간이 25분 정도 남았습니다. 친구는 이제 내려가서 자판기에서 빵이라도 먹자고 제안했고 저도 동의하며 문으로 걸어갔습니다.
친구가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데 문이 잠겨 있는 겁니다. 처음에는 친구의 장난인 줄 알고 제가 문고리를 잡았습니다. 열리지 않았죠. 옥상 구석에 환풍기 비슷한 기둥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그늘이 져 검은색으로 보이는 형태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신기하게 아직도 생각나는 게 구두가 또각거리는 소리인데 엄청 크게 울리더라고요. 저와 친구는 패닉에 빠져 울면서 옥상문을 마구 두드리고 소리치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발걸음 소리가 거의 다다랐을 때 기적적으로 문이 열렸고, 저와 친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교실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5교시가 끝났을 즈음 그 옥상에서 본 검은 형체가 외부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며칠 뒤 선생님께서 옥상도 보고 CCTV도 확인했지만 그날 옥상에 출입한 건 저희뿐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그날 경비 아저씨께서 옥상문을 한 번도 개방하지 않았다고요. 그리고 저와 친구는 벌점을 받았습니다.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씩 그 꿈을 꿉니다. 그 검은 형체가 정말 뭐였을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