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습실 바깥 소리
qwe123 · 2026년 9월 8일 · 조회 15지금은 모든 게 바뀌었지만, 불과 한 학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돌던 이야기란다.야간 자율학습을 해 본 사람들은 알 거야.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학교라는 공간이 숨이 막힐 정도로 고요해진다는 걸. 복도 끝에서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 밤의 학교는 기묘하리만치 적막해지지. 당연하잖아? 건물 전체를 통틀어 불 켜진 교실에 남은 자습 인원 말고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으니까.낮에 보던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밤 속에 갇힌 것 같은 지독한 괴리감마저 들지.그런데 말야, 이번 학기가 시작되면서 뜬금없이 새로운 자습실이 지어졌어.그 전에는 아침 자습은 3층에서, 저녁 자습은 4층에서 했거든. 물론 3학년 선배들은 계속 4층을 썼고.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오롯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신식 환경을 만든 거라고 설명했어.그럴 만도 했던 게, 예전 자습실은 이상하게도 방음이 전혀 안 됐거든.깊은 밤, 사방이 칠흑 같은 어둠에 잠기면 자습실 창문 너머로 온갖 소리들이 벽을 타고 스며들었어. 누군가 귀밑에서 속삭이듯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말소리, 텅 빈 체육관 바닥을 쾅, 쾅, 신경질적으로 쳐대는 공 튀기는 소리, 숨이 넘어갈 듯 비명을 지르는 소리, 그리고 복도를 미친 듯이 질주하는 수십 명의 발자국 소리 같은 것들 말이야.그 소리들이 들릴 때마다 소름 끼치도록 기괴했던 건 바로 선생님들의 반응이었어.보통 밤에 학교에서 그런 소동이 나면 순찰을 돌거나 소리치며 제지해야 하잖아? 하지만 선생님들은 마치 귀가 먹은 사람들처럼,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꼿꼿이 앉아 계셨어.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절대로 창밖이나 복도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눈동자를 책에만 고정하고 계셨지.아이들은 그저 인근 주민이나 다른 학년이 장난치는 줄 알고 시끄럽다며 투덜댔지만 말이야.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야자 인원은 조금씩 줄어들었고, 1학기 말에는 두 명정도밖에는 남지 않았어. 이유를 찾지 못한 학교는 결국 새로운 자습실을 만들었단다.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