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에서 남긴 음식
44교시생존수업 · 2026년 9월 2일 · 조회 99전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알립니다.
2000년 7월 20일 목요일, 그날은 평범한 여름날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실화이며 아직도 그날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지고 식은땀이 흘러 밤잠을 설칩니다. 학교 점심시간, 급식실로 향하는 복도 입구 쪽에 낡은 쪽지 한 장이 덩그러니 붙어 있었습니다.
"절대로 급식을 남기지 마. 남기는 순간 당신을…"
중간 글씨가 찢어지고 바래서 정확히 읽을 수 없었지만 오늘 문득 깨닫는 순간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그 완성되지 못한 문장의 진짜 결말은 아마 이것이었을 겁니다.
“절대로 급식을 남기지 마. 남기는 순간 너는 네가 남긴 그 음식으로 변하고 저승사자가 나타나 네 영혼까지 씹어 삼킬 것이다.”
그날 급식을 받고 자리에 앉았을 때 하필 식판 위에는 질색하던 주황색 당근 조각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편식을 하던 버릇에 당근만 쏙 빼놓고 나머지 밥과 반찬을 전부 싹싹 비워 먹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속이 타들어 가듯 뜨거워지며 손끝부터 발끝까지 피부가 기괴한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딱딱해진 피부는 수분이 빠져나가며 단단한 당근의 질감으로 변해갔고 입을 벌려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 대신 서걱거리는 채소가 으깨지는 느낌만 났습니다. 온몸이 당근으로 변해버린 그 절망적인 시야 속 흐릿해진 눈앞에 검은 두루마기를 걸친 얼굴이 새빨간 저승사자가 서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기적적으로 완전히 변하기 직전 풀려났지만 아직도 그 서늘한 기운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급식실에서 주는 음식을 남기지 마세요. 남기는 순간 당신은 음식으로 변하고 저승사자가 당신을 데려갈 것입니다.
지금 이 경고를 읽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늦었네요. 내일이라도 남기지 말고 드셔보세요. 마지막으로 저는 아직도 6년 전 그날을 떠올리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닭살이 장난 아니에요. 후덜덜. 지금도 온몸에 땀이 납니다.
44교시 생존수업 올림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