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와 마감의 그림자
익명의제보자 · 2026년 8월 22일 · 조회 11건축학과의 설계 마감 주간이 되면 아산캠퍼스 건축관의 야간 작업실은 며칠 동안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수년 전 3학년 마감 과제를 위해 새벽 3시가 넘도록 혼자 작업실에 남아 폼보드와 아크릴판을 자르던 한 학생의 경험담에서 시작됩니다.
지칠 대로 지친 학생은 스케일 척(축척 자)을 들고 자신의 모형을 점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만든 작은 모형 한가운데 검은 실선 같은 무언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라이트를 비춰보니 그것은 먼지나 칼자국이 아니었습니다. 손가락 마디 크기만 한 사람이 모형 내부 거실에 가만히 서서 모형 밖의 학생을 올려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황한 학생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자 모형 안의 형상은 사라져 있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환각을 본 것이라 여긴 학생은 작업을 계속하려 했지만 모형 내부에서 사각사각하는 기괴한 마찰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칼질을 하던 손을 멈추고 모형 내부를 들여다본 학생은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아까 그 작은 형상이 모형 안에서 움직이며 자신의 손에 들린 작은 자와 칼로 내부 벽체를 스스로 깎아내고 있었습니다. 마치 누군가 그 작은 공간 안에 갇혀 계속 설계 수정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 순간 작업실 내의 모든 CAD 모니터 화면이 동시에 켜지며 레이아웃 프로그램에 소름 끼치는 문구가 수없이 타이핑되기 시작했습니다. "층고가 너무 낮아... 나갈 수가 없어..." "제발 디테일 수정 좀 끝내줘..." 학생은 도면과 모형을 모두 버려둔 채 작업실을 뛰쳐나왔습니다. 저는 그때 그러면 안 되었는데 그걸 모르고 도망쳐 나왔습니다. 무섭다고 도망친 그때가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다음 날 그 정체 모를 형상이 했던 말을 본인이 하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제발 디테일 수정 좀 끝내줘.."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