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여자애
물안개 · 2026년 9월 20일 · 조회 188현재 백마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사람들은 모두 알 거야. 2층의 급식실로 내려가는 그 길을 말이야. 1층으로도 갈 수 있는 길이 있지만, 모두 윗층의 교실에서 수업을 마친 뒤 급식을 먹으러 가니까 모를 수 없겠지.
그 길, 계단 바로 앞 끝쪽에는 2층 옥상으로 나가는 문과 피아노가 한 대 있었어. 졸업한 지 좀 돼서 지금도 있을지는 모르겠네. 아무튼 내게 있었던 일을 적어 볼게.
그날 그때는 학생들이 대부분 급식실로 내려가 있거나, 다 먹고 점심시간을 즐기던 그런 시각이었어. 나는 너무 늦게 등교하는 바람에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급식실로 급하게 내려가고 있었지.
그런데 아무도 없는 교실에 가방을 두고 나올 때부터 뭔가 좀 이상했어. 곧 비가 올 것처럼 흐린 날씨기도 했고, 쌀쌀해지기 시작할 즈음이라 그때부터 서늘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
계단을 내려가 급식실 계단 쪽으로 가려고 복도 시작점에 섰는데, 2층 옥상 밖에 동복을 입은 여자애가 서 있었어. 평소 사람이 드나들기 어려운 곳이라 멀리서 어렴풋이 보이는 그 실루엣은 정말 여자 학생이었어.
꽤 거리가 있어 얼굴까지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걸 보자마자 몸이 굳었어. 스스로도 사람이 저기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뒤돌아서 도망가야 하나? 싶을 때쯤 한쪽 귀에 꽂고 있던 에어팟에서 전화가 왔다는 알림이 들려 왔어. 친구가 언제쯤 오냐고 건 전화를 급하게 받고 다시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는, 이미 그 형상이 사라진 후였어.
잘못 본 거겠지 하면서 복도 끝까지 급하게 달려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뒤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렸어. 분명 아무도 없었거든. 복도 끝의 그 피아노였는지, 옆 교실 안의 피아노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아.
하지만 분명 뚱땅거리는 피아노 소리가 들렸고, 그때는 정말 무서워서 소리를 지르며 급식실로 뛰어 내려갔어. 전화하던 친구는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는데, 이거 정말 내 착각이었을까? 아직도 생생하네.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