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등굣길 뒷산 산책로에서 본 것
나그네12 · 2026년 9월 5일 · 조회 348작년 가을쯤이었나, 아침부터 비가 진짜 쏟아지다시피 내리던 날이었음. 우산 쓰고 학교 올라가는 길에, 정문 쪽 경사가 너무 가파르고 애들 우산이 겹쳐서 북적거리는 게 싫어서 일부러 뒷산 쪽으로 돌아가는 흙길 산책로로 올라갔음. 비 오니까 흙냄새 진하게 나고 나무가 울창해서 아침 7시 반인데도 무슨 밤처럼 어둑어둑했음. 신발에 흙 다 묻어가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저쪽 나무숲 사이에서 '바스락... 바스락...' 하고 나뭇잎 밟는 소리가 들림. 처음엔 길고양이인가 싶어서 우산을 살짝 들고 소리 나는 쪽을 봤음.
근데 나무 뒤쪽에 웬 사람이 서 있는 거임. 우리 학교 체육복 하의를 입고 있길래 어떤 애가 담배 피우거나 땡땡이치나 싶었음. 근데 자세히 보니까 모자를 뒤집어쓴 채로 얼굴을 완전히 땅으로 숙이고 나무 줄기를 손톱으로 '벅... 벅...' 긁고 있었음. 비가 그렇게 오는데 우산도 안 쓰고 온몸이 다 젖은 채로. 이상해서 "저기요..." 하고 조용히 불렀는데, 그 순간 그 애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목만 뒤로 꺾어 나를 봤음.
얼굴에 피부가 있어야 할 자리에 무슨 썩은 흙이 잔뜩 짓이겨져 붙어있었고, 눈자위는 텅 비어있는데 입만 기괴하게 벌어져 있었음. 그러더니 그 형상이 두 팔을 기이하게 벌리고 비틀거리면서 산비탈을 타고 내 쪽으로 미친 듯이 내려오기 시작함. 진짜 우산도 던져버리고 밑도 끝도 없이 등굣길 도로 쪽으로 뛰어 내려왔음. 정문 쪽에 가니까 애들이 우르르 올라오고 있었는데, 손 떨리고 숨차서 정문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음. 지금도 비 오는 날 아침에 뒷산 쪽을 바라보면 나무 사이에 누구 서 있는 것 같아서 절대 그 길로 안 감.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