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1학년인 학생
총총 · 2026년 9월 8일 · 조회 1042023년, 우리 학교에 의대에 가고 싶다며 고1 때 자퇴한 애가 하나 있었다.
공부에 집중하려고 자퇴했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애가 다시 학교에 나타났다. 이상한 건 다시 고1이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검정고시를 봤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겠거니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역사관에 들어갔다. 우리 학교는 개교한 지 20년이 넘었고 역사관에는 개교기념일마다 찍은 단체사진들이 연도별로 전시되어 있었다.
별생각 없이 사진을 넘기다가 2019년 사진에서 손이 멈췄다. 유난히 까만 피부에 작은 눈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큰 덩치. 그 애와 똑같았다.
처음에는 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5년 사진에도 있었고 2011년 사진에도 있었다.
2011년, 2015년, 2019년, 2023년. 정확히 4년마다 한 번씩 같은 얼굴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상해서 학적 기록을 찾아봤다.
2011년 고1 입학 후 자퇴.
2015년 고1 입학 후 자퇴.
2019년 고1 입학 후 자퇴.
그리고 2023년, 다시 고1.
자퇴 사유도 매번 같았다.
의○대학 진학을 위한 학업 준비.
더 이상한 건 아무도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4년이면 학생들은 전부 졸업하고 선생님들도 대부분 바뀐다. 그래서 그 애가 다시 나타나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나도 그날 전까지는 그 애가 처음 학교에 온 줄 알았다.
나는 다시 2023년 사진을 바라봤다. 사진 속 그 애는 다른 학생들 사이에 서서 아무렇지도 않게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2011년에도 고1.
2015년에도 고1.
2019년에도 고1.
2023년에도 고1.
그렇다면 저 얼굴로 지금까지 대체 몇 번이나 수능을 치른 걸까.
그 순간부터 나는 그 애를 더 이상 애라고 부를 수 없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아저씨는 대체 몇 번째 수능을 치르고 있는 걸까.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