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두지 마세요
1812 · 2026년 9월 10일 · 조회 40우리 동아리방에는 새벽에 혼자 연습하면 복도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확히 몇 시부터인지는 모른다. 늦은 시간까지 혼자 남아 있으면 복도 저쪽에서 누가 연습하는 것처럼 짧은 선율이 반복된다고 한다. 이상한 건 문을 열면 소리가 멈춘다는 것이다. 문을 열고 복도를 확인해도 아무도 없고, 다시 문을 닫으면 한참 뒤 똑같은 연주가 시작된다.
예전에 한 선배가 그 소리를 확인해보려고 일부러 새벽까지 동아리방에 남아 있었다. 그날도 바이올린 소리가 들렸지만 이번에는 문을 열지 않고 가만히 듣고 있었다. 처음에는 분명 복도 끝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소리가 조금씩 커졌다. 마치 누군가 동아리방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것처럼. 선배가 문을 확 열었지만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이올린 소리도 동시에 멈췄다.
기분이 이상해진 선배는 마지막으로 확인해보려고 문을 손바닥 하나 들어갈 정도만 열어둔 채 기다렸다. 몇 분 뒤 다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문이 열려 있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선배는 문틈으로 복도를 바라봤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소리는 점점 커졌다.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복도 어느 방향에서 들려오는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동아리방 전체에서 울리는 것 같았다.
그 순간 연주가 갑자기 멈췄다. 그리고 선배의 바로 뒤에서 활이 현을 천천히 긁는 소리가 들렸다. 선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동아리방을 뛰쳐나왔다. 복도 끝까지 달려간 뒤에야 다시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때 선배는 깨달았다. 동아리방 안에 있을 때보다 복도로 나온 지금, 바이올린 소리가 훨씬 작게 들리고 있었다.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