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히히히 · 2026년 9월 17일 · 조회 4시험 문제집을 가지러 밤 11시 텅 빈 학교로 돌아와 3층 개방형 야자실 문을 열었어. 사방이 통유리인 야자실 맨 뒷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게 보였지. 늘 비어 있던 자리라 멈칫하며 출입구 옆 자리표를 확인해봤지만 그 자리는 여전히 흰 칸으로 남은 공석이었어. 문득 얼마 전 전교생 단체사진마다 맨 뒷줄 구석에서 이상하게 꺾인 표정으로 찍혀 “대체 어느 반 누구냐”며 학교를 들썩이게 했던 그 얼굴이 떠올라 다시 야자실 안을 슬쩍 올려다봤어.
그 아이는 책을 펼쳐둔 채 야자실 통유리 너머 학교 바로 뒤편에 거무스름하게 솟아 있는 야산 쪽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어. 둔탁하게 울린 내 운동화 소리에 그 애의 고개가 천천히 이쪽으로 돌았고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형체 없는 소름을 느꼈지.
조명 빛이 비친 유리창 속 그 애의 그림자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어. 산 쪽에서 기어 내려온 수많은 거무죽죽한 손가락들이 엉켜 만든 덩어리처럼 기괴하게 늘어져 있었거든. 그 애는 나직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하지만 귓가에 바로 대고 말하듯 가만히 중얼거렸어.
"이 학교가 들어서기 아주 먼 옛날부터 내 자리는 항상 산이 보이는 여기였어."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문제집도 잊은 채 조용히 그러나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도록 야자실을 나와 학교를 뛰어내려왔어.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그 자리는 여전히 텅 비어 있어. 하지만 밤만 되면 산에서 내려온 무언가가 항상 그곳에 앉아 학교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걸 이제 나는 알아.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