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세국도인 · 2026년 8월 29일 · 조회 8개인적으로 내가 겪은 가장 소름끼치는 일은 기숙사 화재 대피 훈련 때였다. 그날 전교생은 사감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운동장에 집결했고 당시 학생회 소속이었던 나는 마지막으로 기숙사에 남아 있는 학생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을 맡았다. 여름의 짙은 풀 냄새와 쓰르라미 소리가 옅게 들렸던 그날의 분위기가 잊히지 않는다.
불 꺼진 기숙사를 바라보며 왠지 쌀쌀해진 건 산에 있는 탓일 거라며 마음을 다잡은 후 최상층인 5층부터 한 층 한 층 내려오며 호실 문을 열어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2층에 다다랐을 무렵 층 맨 끝 호실에서 교복을 입은 장발의 여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보였다. 나는 멈칫했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럼에도 본분을 다하기 위해 문제의 호실로 다가갔다. 심호흡한 후 노크를 했다.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불안했지만 열지 않을 수 없었다. 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호실의 불은 꺼져 있었다. 순간 당황한 나는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그 작은 호실에 숨을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창밖으로 운동장에 있는 학생들의 휴대폰 손전등 불빛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고요하고 적막할 수 없었다. 나 혼자 세상과 동떨어진 기분이었다. 처음부터 기숙사에는 나 혼자였던 것이다. 순간 소름이 돋은 나는 한시라도 빨리 이 공간을 벗어나고 싶었다. 문을 세게 닫고 나오자 귓가에 여자 웃음소리가 들렸다. 정신이 아찔했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몸이 굳는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 불쾌한 적막을 깬 것은 전화 한 통이었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전화를 받았다. 사감 선생님이었다. 들어간 지 1시간이 넘었는데 아직도 거기서 뭐 하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숨 쉬는 것도 잊고 내가 낼 수 있는 전속력으로 1층 현관까지 달렸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난 그날 일이 잊히지 않는다. 과연 그날 내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