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실의 그림자
어허 · 2026년 9월 3일 · 조회 40우리 학교 음악실에는 이상한 규칙이 하나 있었다. 수업이 끝난 뒤 피아노의 마지막 음을 듣지 말라는 것이었다. 선생님들은 오래된 피아노라서 건반이 눌린 채 남아 있으면 소리가 날 수 있다고 했지만 2학년 때 한 친구가 소문의 진실을 확인하겠다며 방과 후 음악실에 남았다. 친구는 휴대폰 녹음을 켜고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 하나를 눌렀다. “딩.” 손을 뗐는데 녹음 파일에는 같은 음이 한 번 더 들어 있었다. 친구가 누른 건 분명 한 번뿐이었다. 우리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지만 음악 선생님은 표정이 굳었다. “이거 어디서 녹음했니?” “음악실이요.” 선생님은 침묵하다 말했다. “음악실에 피아노는 하나밖에 없어.” 녹음 파일의 소리를 크게 키우자 두 음 사이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한 번 더.” 그날 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나 방금 그 소리 들었어.” 어디서 들었냐고 묻자 친구는 대답했다. “내 방에서.” 전화기 너머에서 피아노 소리가 났다. 딩. 잠시 후 다시 딩. “지금 내 방에서 난 거야.” 그 후 친구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얼마 뒤 전학을 갔다. 시간이 지나 낡은 피아노는 버려지고 새 피아노가 들어왔다. 괴담도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뒤 음악 선생님이 말했다. “새 피아노인데도 밤마다 같은 음이 난대.” 선생님이 칠판에 그 음을 적는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작년 녹음 파일에서 들었던 두 번째 음과 같았다. 그날 이후 음악실에 들어갈 때마다 피아노를 바라본다. 건반 하나만 항상 깨끗하다. 아무도 그 건반을 누르지 않는다. 그제야 음악실의 규칙을 이해했다. 마지막 음을 듣지 말라는 게 아니었다. 그 음을 들은 뒤 다시 한 번 누르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 음은 피아노가 내는 소리가 아니라 누군가가 우리를 대신해 누르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날부터였다.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 생성형 AI 각색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