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50분, 운동장에서 농구공 튕기던 여자
mqh314 · 2026년 9월 6일 · 조회 14학원 끝마치고 밤 10시까지는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거든. 그날 좀 땡땡이치면서 뻐기다가 한 9시 50분쯤 기숙사로 걸어가고 있었음.
건물 구조가 고등부랑 중등부가 나란히 붙어있어서 기숙사 들어가는 길이 딱 두 개란 말이야. 평소에 건물 통해서 언덕 타는 오르막길 하나랑, 운동장 쪽으로 질러서 중등부 쪽 건물 통과해 가는 길 하나. 근데 그날따라 그냥 첫 번째 오르막길로 가고 싶어서 그쪽으로 올라감. 버즈도 안 끼고 맨귀로 천천히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동장 쪽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거야.
딱. 딱. 딱. 딱.
딱 농구공 바닥에 튕기는 소리였음.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런가, 그 소리가 메아리처럼 사방으로 울려 퍼지더라.
순간 털 쭈뼛 서면서 오싹해졌음. 내가 원래 귀가 엄청 밝아서 잘 때도 조그만 소리에 깰 정도로 예민하거든? 그래서 잘못 들었거나 환청일 수가 없었음. 진짜 고막 때릴 정도로 선명하게 운동장 쪽에서 나는 소리였으니까.
너무 무섭고 쫄리니까 괜히 센 척하려고 운동장 쪽 쳐다보면서 소리 냈음.
그때 운동장이 불 다 꺼져서 캄캄했거든. 뭐가 있나 싶어서 눈알 빠져라 자세히 쳐다보는데, 진짜 온몸에 피가 식는 기분이었음.
운동장 맨 끝 라인 구석 어둠 속에 웬 여자가 하나 서 있는 거야. 근데 진짜 구라 안 치고 키가 엄청 컸음. 사람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컸다, 진짜.
더 미치겠는 건 내가 무서운거 티 안내려고 소리 낸 직후였음. 마치 내 소리 듣고 발끈한 것처럼 보란 듯이 농구공 소리를 미친 듯이 내기 시작하는 거임.
딱. 딱. 딱. 딱.
딱딱딱딱딱딱딱—
원래 박자가 딱딱딱딱딱 이런 식으로 점점 빨라지더니, 나중에는 손으로 튕기는 속도가 아니라 무언가를 바닥에 미친 듯이 내려찍는 소리처럼 들렸음.
그 순간 뇌정지 와서 뒤도 안 돌아보고 기숙사까지 숨도 안 쉬고 뛰어 들어갔다.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함.
창작 정보: 이용자 창작
표시된 학교는 이야기의 배경으로 선택된 곳이며 실제 사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